FOMOS: BW will live if SC2 dies?

최근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GSL 본선 투어 개막전을 실패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지난 2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11 소니에릭슨 GSL jJanuary 개막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e스포츠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팬들과 스타크래프트1 팬들의 설전이 진행되고 있다. 스타1 팬들은 GSL의 흥행 실패를 반기고 있는 반면 스타2 팬들은 아직 리그 전체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

많은 e스포츠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GSL 본선 개막전은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곰TV 스튜디오가 아닌 장충체육관을 대관했고, 코드S에 진출한 32명의 선수들의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5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오픈 시즌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시즌 시작 3일 전 후원사가 바뀌는 등 혼란이 지속돼 본 시즌의 흥행 여부가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최근 현상을 분석하기도 했다.

GSL 개막전을 본 몇몇 팬들은 “스타2가 망해야 스타1이 산다”, “GSL 개막전이 망해서 고소하다”, “스타1이 흥행하고 있으니 스타1만 보면 된다”는 등 극단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스타크래프트1이 살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2가 흥행해야 하고, 역시 스타크래프트2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1이 인기 몰이를 계속해야 한다. 몇몇 극단적인 팬들의 말처럼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논리는 자칫 스타1과 스타2를 모두 죽이는 최악의 결과를 나을 가능성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스타2가 스타1의 후속작임에는 분명하지만 두 게임은 분명 다른 게임이다. 스타1 외에 철권,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등 많은 e스포츠 종목들처럼 스타2 역시 새로운 종목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장르가 RTS로 겹친다는 점과 후속작이기 때문에 게임성이 비슷하다는 점은 스타1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스타1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이런 점을 이유로 스타2 리그인 GSL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1과 스타2를 서비스하는 게임사가 블리자드로 동일하기 때문에 스타2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어야 한다. 블리자드가 앞서 인터뷰에서 “스타2를 서비스한다고 해서 스타1 서비스를 중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스타2가 한국에서 흥행 실패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예전처럼 배틀넷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고, 사설 서버를 묵인해주는 등 한국 e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기본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까? 이는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 e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스타크래프트1의 서비스 권리를 블리자드가 모두 가지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스타2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스타1의 인기 역시 계속되어야 한다. 스타1을 즐기는 유저들이 미래에 스타2를 즐기게 될 잠재 유저인 만큼 스타1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어야 스타2 역시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1과 스타2는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스타1 프로게이머가 자유롭게 스타2 리그에 출전하고 스타2 선수 역시 스타1 리그에 이름을 올리는 시대가 온다면 위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은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생각보다는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재권 협상의 주체인 그래텍-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게임단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리그를 지켜보는 팬들의 자성 역시 있어야 한다. ‘스타2 망한 리그’, ‘스타1 불법 리그’가 아니라 스타1과 스타2가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만 지재권 협상 역시 순항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